안방과 스크린에서 연이은 성공에 "전성기"라고 할 법도 한데 오히려 손사래를 치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매력 덩어리 남자가 있다. 배우 박서준(30)의 이야기다.

박서준은 2012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매년 안방극장 시청자들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tvN 드라마 '김비서를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에서 자신을 보좌해 온 김미소(박민영 분)와 좌충우돌 달콤한 로맨스를 펼친 완벽남이자 나르시시스트 이영준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예뻤다' '화랑' '쌈 마이웨이'에 이어 또 한 번 히트였다.

지난 26일 '김비서가 왜 그럴까' 종영까지 두 달 여 동안 매회 화제를 모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완벽남 박서준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그는 "실제 성격은 나르시시스트와 상반된 성격"이라면서 자신을 둘러싼 루머,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촬영하며 겪은 애환을 털어놨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솔직함이 가득했다.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마친 소감은 어떤가요.

▶ 너무 정신없이 촬영하다 보니까 끝난 게 한 달 된 것 같이 길게 느껴져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그것만큼 뿌듯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께 좋은 선물을 한 것 아닌가 싶고, 나름 만족하고 있어요. 후회도 없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에서 '박서준의 인생 캐릭터'라는 말도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인생 캐릭터가 결정되는 순간 배우 인생이 결정되는 것 같아요. 백지 같은 게 좋다고 생각해요. 듣기 좋은 말이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돼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시청자들이 사이에 큰 화제가 된 베드신 촬영은 어땠나요.

▶ 부담이 있었죠. 대본만 봐서는 이 상황이 그려지지 않았어요. 베드신이 이슈가 된 것도 사실인데, 장면이 야했다기보다는 분위기에서 오는 게 컸어요. 첫 회부터 끌고 왔던 감정선도 있어서 더 이슈가 많이 된 것 같아요. 방송을 보니까 감독님이 훔쳐보는 각도로도 촬영을 하셨더라고요. 연출, 조명, 카메라 앵글, 연기 호흡 등 전체적으로 시너지를 이룬 것 같아요.

-베드신 못지 않게 키스신도 화제였다. 숱한 키스신, 많다는 생각은 안 했나요.

▶ 로맨틱 코미디면 이 정도는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게 많다고 느껴지는 게 엔딩에서 많이 나와 크게 와닿지 않았나 싶어요.

-여러 키스신 중 밝힐만한 뒷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13회 엔딩에서 미소가 입은 옷의 리본을 풀면서 키스하는 게 있어요. 지문에는 '단추를 푼다'는 게 있었어요. 촬영 때 미소가 입은 옷에 리본이 있었죠. 그거를 의상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단추만 풀면 (감정 전달) 과정이 하나일 텐데, 리본을 푸니 감정이 더 극대화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생각보다 쉽게 찍었어요.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도 자연스럽게 소화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 그런 게 굉장히 많았죠. 제 자신과 너무 달랐지만 그거를 견디는 게 배우의 몫인 것 같았죠. 제 장점은 그런 오글거리는 대사와 상황을 담백하게 소화한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있었죠. 그래서 감독님한테 담백하게 할 수 있게 수정해 달라고 제안도 했었죠. 감독님도 적극적으로 받아주셨어요. 그래도 힘들었죠. "영준이 이녀석" "아우라" 등에선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어요. 차라리 극단적으로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했죠. 고민하는 과정은 많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닌, 작품을 위한 고민이어서 즐겁게 촬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