チョン・ソンファ「14年間も安重根を演じることができてありがたい」
(全1ページ)
14년간 안중근 의사를 연기해온 정성화가 스크린 속에서도 그 내공을 발휘했다. 한국의 오리지널 뮤지컬이 영화로, 첫 주연을 맡은 정성화는 그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꿈'의 첫발을 내디뎠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영웅'의 배우 정성화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뮤지컬 '영웅'에서 14년간 안중근 역을 연기해온 오리지널 캐스트 정성화가 영화 '영웅'을 통해서도 안중근 역을 맡아 인간적인 면부터 강인한 카리스마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밀도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것은 물론, 오리지널 넘버를 현장 라이브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지난 2019년 12월 크랭크업한 '영웅'은 코로나19로 연기된 끝에 드디어 관객 앞에 나서게 됐다. 정성화는 자신의 출연이 '영웅'의 리스크였다고 털어놓으며 "주연을 한 번도 안 해본 배우가 이렇게 큰 작품의 주연을 한다는 것, 또 뮤지컬이라는 장르라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영화인데 이렇게 관객 앞에 선보이게 돼서 감사하고 신기하다. 제 오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기도 하고, 관객 여러분이 뮤지컬 영화에 대해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부담감과 중압감이 그를 덮쳤지만, 당장 눈앞의 일만 생각하려 했다는 정성화다. 그는 "내 앞에 주어진 미션만 생각했다. 나에게 주어진 걸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저 산만 넘어가면 우리 집이라고 생각했을 때 산을 보고 가면,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 앞의 길만 보고 산을 느끼면서 가는 거다. 여러 걱정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 나한테 주어진 미션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체크하면서 촬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이 뮤지컬 '영웅' 속 정성화의 연기를 본 것이 영화 '영웅'의 시작점이었다. 정성화는 "윤제균 감독님이 뮤지컬 '영웅'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이 작품은 뮤지컬로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스토리와 음악이 너무 좋아서 많이 울었다'고 얘기하시더라. 말씀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다음 시즌에 또 오셔서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안중근이라는 사람을 필두로 많은 독립운동가에게 부채 의식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화 계획을 말씀해 주셨고, 당시에는 누가 되든지 옆에서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저에게 제안을 주시니까 얼떨떨하기도 하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지만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제균 감독님께서 살을 빼라고 말씀하셔서 86kg에서 72kg까지 뺐다. 살을 빼는 게 쉬운 것 같지만 고통스럽다. 특히 당시 공연을 하면서 살을 빼니까 더 어렵더라. 좀 덜 먹고, 많이 뛰는 방법으로 무작정 뺐다"고 말했다.
14년간 안중근으로 무대에 서온 정성화지만, 스크린에서 안중근을 연기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그는 "시나리오 자체가 무대의 대본과는 아주 다르다. 무대에서는 설명이 덜 되는 부분도 있고, 음악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도 많은데 영화에서는 갑자기 신이 바뀌는 데 있어서 어색함이 있어서는 안 되고 관객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뜨면 안 된다. 처음 뮤지컬 '영웅'을 접할 때처럼 연구했다"며 "디테일하게 바뀐 부분이 많아서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졌다. 시나리오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고, 남산에 있는 안중근 기념관에 가서 거기 있는 모든 것을 읽어보며 발자취를 따라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웅'은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채택한 만큼 노래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준비를 했다고. 그는 "처음에는 아주 어색했다. '내가 노래를 잘못하고 있나? 나 노래 잘하는 사람인데 왜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는데 곧 적응이 되더라. 공간감이 힘들었다. 처음에는 '멘붕'이 오기도 했는데 상황이 감정의 진폭을 조절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는 정제된 목소리가 나오는데 영화는 그렇지 않다. 영화는 그때의 솔직한 감정이 먼저 나와야 한다. 스크린이 너무 크기 때문에 거짓말로 연기하면 다 보인다. 조금이라도 거짓되게 연기되는 것 같으면 감독님이 다 잡아내시더라. 노래가 어떻게 하면 대사처럼 들릴지 고민했고, 가사 하나하나 진실된 감정으로 불렀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끝없는 고민과 연구를 통해 '영웅'이라는 작품을 이끌어 간 정성화는 "조연할 때는 한 신 찍고 몇 시간을 쉬었는데 회차가 많으니까 힘들더라. 쉴 시간이 없었는데 그만큼 신경 쓸 게 많으니까 그 자체로 신기하고 재밌었다. 주연을 맡은 첫 영화니까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촬영 현장이 그렇게 설렐 수가 없었다"며 "영화에서 한 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어갈 때 어떤 톤과 매너를 갖춰야 하는지 많이 배운 것 같다. 축구라고 치면 축구공을 차는 게 능사가 아니라 드리블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뮤지컬을 넘어 영화까지 14년 동안 안중근을 연기하고 있는 정성화는 "너무 감사한 건 저라는 사람을 투영해서 안중근 의사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저와 안중근 의사를 동일시한 적은 없지만 올바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가 남긴 유묵 중 '고막고어자시'(스스로 잘난 체 하는 것보다 더 외로운 것은 없다)를 제 신념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웅'은 정성화 개인으로서도, 오리지널 뮤지컬로 영화를 만든 시작점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정성화는 이에 대해 '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근 개봉했던 '인생은 아름다워'도 그렇고, 뮤지컬 영화는 있었는데 오리지널 뮤지컬로 영화를 만든 건 처음이다. 해외에서 '레미제라블', '캣츠' 등이 영화화되고, 관객들의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고, 저에게는 오랜 꿈이었는데 이뤄지는 순간인 것 같아서 기쁘다. 한국 뮤지컬 영화도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영웅'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공연까지 올라가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지만 저를 원하는 곳이 있고, 제 꿈을 이룰 수 있다면 해야 한다"며 "'영웅'에 이어 다음 작품도 뮤지컬 영화를 선보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성화는 "올 한 해도 저에게 도전적인 한 해였다. 코로나19에서 갓 벗어나서 작품을 원활하고 공격적으로 했다. '젠틀맨스 가이드'부터 '미세스 다웃파이어', '영웅'까지 체력적으로 어려운데 그걸 해내고, 이 작품으로 인해서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며 "영화 '영웅'의 결과까지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웃었다.
(c)STARNEWS
(1/1ペー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