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 신하균이 사후 세계를 통해 현재를 이야기한다.

18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김정훈 오승현 극본, 이준익 연출)의 배우 신하균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하균은 "이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소재, 죽음을 통해 살아가는 것을 되돌아보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감독님이 이 이야기가 1인칭 심리극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주연으로 심리를 끌고 가는 이야기를 큰 표현 없이 끌어가는 배역이라 감사했고 저에게도 도전이었다"라고 '욘더'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욘더'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일부 관객들과 먼저 만났다. 신하균은 "부산에서 사운드가 안 좋아서 아쉬웠는데 집에서 집중해서 보니 다른 재미가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신하균은 아내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으로 분한다. 아내로부터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의문의 메일을 받고 그녀를 다시 마주하게 되지만 그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사후세계라는 소재를 다룬 '욘더'에 대해 신하균은 "익숙할 수도 있는데 새롭다는 첫인상이었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질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이준익 감독님을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재현이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고 감정을 응축시키면서 끌고 나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저에게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순서를 거꾸로 촬영했다. 계절상의 이유로 5~6부를 먼저 촬영하고 거꾸로 촬영했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웠다. 어느 정도 선까지 표현하고 어떤 인물로 보여져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욘더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먼저 찍으니 어떻게 다시 1부부터 끌고 갈까 고민했다. 그래서 득이 된 부분도 있다. 큰 표현을 하지 않아도 미세한 감정 변화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욘더'는 신하균과 한지민과 약 20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신하균은 "한지민이 굉장히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이번 역할이 액션보다 리액션이 많은 인물인데 이후 역을 누가 할지 궁금했다. 한지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밝은 기운, 연기자로서의 모습들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편하게 했다. 첫인상은 말없이 조용한 예쁜 인형 같았다. 그 시절에는 말을 많이 안 했다. 지금은 굉장히 말이 많다.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여러 차례 '신하균이 신인시절 자신과 함께 연기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에 신하균은 "촬영 현장은 그냥 힘들다. 몸이 힘든 것 보다 백지에서 시작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고 긴장된다. 지민 씨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저는 그런 적은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고 항상 숙제를 한 가득 가지고 시작하는 느낌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도 하다. 신하균은 "굉장히 유쾌한 분이고 현장에서 파이팅도 넘치는 분이다. 굉장히 시원시원하신 분이다. 함께 고민하는 지점도 많았다. 이런 장르, 이런 이야기가 처음이라 그런지 몰라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 계속 대화를 통해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많이 물어보시더라. 굉장히 좋았다. 촬영 외 시간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또 작업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가 나뉘어서 공개돼서 그렇지, 촬영 현장은 영화 현장 같았다. 항상 감독님과 같이 해온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했다. 다른 드라마보다 양이 적어서인지 여유롭게 촬영했다"라고 촬영 현장을 되돌아봤다.

특히 "감독님과 작품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이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내용이다. 사랑, 멜로로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거의 안 했다. 특히 이후가 '나는 내 기억을 믿는다'는 대사가 있는데 기억이라는 건 모두가 다르지 않냐. 굉장히 이기적인 대사이기도 하고 이후가 계속 오라는 것도 이기심이라고 본다. 저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후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신하균은 어떻게 생각할까. 신하균은 "저 정도 나이 되면 죽음을 한 번쯤은 생각해볼 것 같다.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비슷하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무언가를 그리는 것보다 지금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고민하는 이야기다. 제 생각과 비슷하다. 지금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주의라 미래보다는 현실에 충실하게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하균은 "처음 시작이 안락사로 시작되고 닥터K가 '죽음도 자기 결정권에 속해있다'라고 말한다. 정말 힘들 때는 그런 것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최근 '나쁜 형사' '괴물' 등 장르물로 사랑을 받았던 신하균은 '욘더'로 감성적인 연기에 나섰다. 그러나 신하균은 "정말로 멜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멜로라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도 감정의 한 부분이니까 어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제가 해야할 게 뭔가에 대한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신하균은 "재현이 가져가야하는 감정이 있고 수위가 있는데 어느 정도를 넘지 못한다. '괴물'처럼 뭔가 폭발하는 게 없다. 그 안에서 미세한 감정 표현, 호흡 하나, 눈의 떨림 하나, 시선 이런 것들에 집중해서 따라가게 만들어가는 표현이 중요해서 그 선을 타는게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는 항상 어렵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막막하다. 제가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안해보고 새롭고 독창적이고 제 능력치에 벗어난 작품이라도 하는 편이다. 결정해놓고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촬영하면서도 맞나 싶을 때가 많다. '욘더'를 통해 얻은 것이라면 절제된 감정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역할을 해봤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욘더'는 지난 21일 남은 4~6회가 공개됐다. 신하균은 "모두에게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색다른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다른 기대감보다 지금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저희만의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보시고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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