恋愛物は却下された!イメージ転身に挑んだラ・ミランの失敗と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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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연기를 제일 잘하는 것 같지만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렵다는 배우.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건 피 말리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기어코 누군가를 웃게 만드는 배우.
라미란. 그녀는 TV와 영화를 오가면서 탄탄한 자리를 굳혔다. 영화 쪽에선 라미란의 존재는 TV와는 또 다르다. 단역을 지나 웃긴 조연을 거쳐 어느 순간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적은 한국영화계에서, 라미란은 한 분야를 개척했다. 라미란이라서 가능한, 여성 주인공 코미디영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12일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는 그런 라미란의 장점이 120% 발휘된 영화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3선 국회의원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라미란은 거짓말을 못 하게 된 국회의원 주상숙 역할을 맡아 정직한 웃음을 선사한다.
-'정직한 후보'는 왜 했나.
▶들어왔으니 했죠(웃음). 책(시나리오)이 재밌었다. 원작이 있다고 생각 못 할 정도로 현지화가 잘 됐다. 원작의 상황만 갖고 왔다. 원작은 국회의원이 남자고, 막장 코드도 있다. 장유정 감독이 상황만 가져와서 잘 각색했다. 원래 장유정 감독과 작업해 보고 싶었다. 뮤지컬계에선 유명하기도 했고, '방구석1열'에 출연한 걸 봤는데 코미디에 대한 생각과 태도 등을 잘 알 수 있었다. 장유정 감독이라면 믿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원톱 주연이라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그건 이제 받아들이려 한다(웃음). 그것보다는 코미디라는 데 부담이 많았다.
-라미란에겐 코믹 전문이란 이미지가 있는데.
▶전문직이었네요. 편견이라고 생각한다(웃음). 누군가를 웃게 한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피를 말리는 일인 것 같다. 희극인들을 보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난 대본이 있으니깐 코미디 연기를 할 수 있지, 없으면 누군가를 웃긴다는 건 못할 것 같다.
수식어가 붙는다는 건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가두는 틀이 돼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에는 달고 있다가 다음에는 떼고 싶다. 다음엔 멜로장인에 도전하고 싶다(웃음).
그렇지 않아도 우리끼리 예고편을 여러 버전으로 찍어서 김무열과 멜로나 신파가 있는 것처럼 만들면 어떨까란 아이디어도 내곤 했다. 정색하더라.(웃음)
-'특별시민'에 이어 정치인 역할을 두 번째 한다. 한 번은 웃음끼를 빼고, 이번에는 웃음끼를 가득 넣어서.
▶'특별시민'은 잘 안보였던 것 같다. 아우라에 밀려서 해보지도 못하고 꺾인 것 같다. 정치를 잘 모르기도 하고, 이 영화가 정치색을 드러내는 영화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 인물의 직업이 거짓말을 못하면 더 곤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속 시원하게 할 말 다하는 연기를 하는 게 통쾌하지는 않았나.
▶거기에서 적응돼서 이렇게 인터뷰할 때 입을 틀어막는다(웃음). 영화 속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표현도 그렇고 캐릭터에 기대서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통쾌하긴 했다.
개인적으론 영화 속에서 할머니한테 갔다가 비를 맞고 김무열한테 업히는 장면이 제일 웃겼다. 시나리오에는 김무열이 업히라고 하면 그냥 가는 것인데 애드리브로 내가 업히려 했다가 잘 안되는 장면이 됐다. 현장에서 장유정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이 가장 많이 웃은 장면이었다. 반응을 보니 영화에선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안 웃겼나 봐요?(웃음)
-애드리브가 많았나.
▶시나리오대로 많이 하고 어떻게 웃음 포인트를 줄지 현장에서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애드리브를 고민했다. "불알친구"라고 한 건 애드리브였다. 대사에 "선거는 원래 19금이다"가 있으니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했다. 그렇게 던지니 다들 워낙 다 잘 받아서 먹고 다시 던지더라.
-감독이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으로 바꾸면서 라미란이어야 한다고 했다던데. 그건 한편으로 라미란에게 기댄다는 뜻이기도 할 텐데.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으로 바꾼 것, 그것 자체가 가장 크게 판을 깔아놓은 것이다. 기대기보다는 그게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뜻이었을 테고. 그리고 라미란이어야 한다고는 건 그만큼 내가 독보적이란, 아~휴. 이젠 모르겠다.(웃음)
-춤을 추는 장면이 두 차례 있고 그걸 잘 소화했는데.
▶걸그룹 출신이라서(웃음). 초반에 술집에서 춤추며 노는 장면은 감독님이 연습을 하라고 했는데 나를 포함해서 손종학, 조한철 등 세 배우 모두 거부했다. 술 먹고 춤추고 노는 장면인 만큼 현장에서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현장의 리듬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들 무대를 섰던 경험이 있어서 즉석에서 합을 자연스럽게 맞춰가면서 했다.
반면 선거송을 부르면서 춤을 추는 장면은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앙상블과 합을 맞춰서 연습했다. 원래 거기서 김무열 등은 춤을 추는 게 아니었는데 같이 추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현장에서 연습해서 바로 투입됐다.
-김무열이 보좌관으로 나왔는데. 그런 보좌관이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최고의 보좌관인데. 남편으로 나온 윤경호와 호흡도 좋았고.
▶원작에서는 보좌관이 여자고 나중에 눈이 맞는 이야기도 있다. 그걸 한국적으로 잘 바꾼 것 같다. 김무열은 의외였다. 김무열이 정직한 후보'를 한다고 했을 때도 의외였다. 코미디고 보좌관인데 흔쾌히 하겠다고 해서 놀랐다. 현장에서 김무열이 제일 웃겼던 것 같다. 능청스럽기보다는 괜히 진지한 데 웃기니깐 정말 좋았다. 나나 윤경호가 일차원적으로 웃겼다면 제일 반응이 좋은 건 김무열이 아닐까 싶다.
윤경호는 '내 안의 그놈'에서 호흡을 맞춰서 알고 있었는데 재밌는 사람인 것 같지만 은근히 소심하다. 욕실에서 격정 키스신을 찍었는데 난 키스신을 해봤고 윤경호는 처음이었다. 며칠 전부터 긴장하더라. 5~6번 찍었는데 격정 키스신이 마치 목을 조르는 것처럼 스릴러 같이 나왔다.(웃음)
-3선 국회의원인데도 시어머니 전화를 무릎 꿇고 받는데. 그게 다시 뒤와 연결돼 폭소를 유발하고.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변화를 주자고 이야기했다. 나중에 변화가 있으니 처음에는 그렇게 가야 더 웃길 것이라 생각해 현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애드리브로 진행했다.
-현장에서 논의가 치열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웃음을 유발할 수 있을지,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코미디 영화라 현장이 웃길 것 같지만 더 치열했다. 이렇게 해야 더 웃겨, 아니야 이게 더 웃겨, 이런 식으로 계속 치열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감독 버전으로 찍고, 내 버전으로 찍고, 그런 것들을 조율하는 과정이 치열했다.
-톤 조절을 어떻게 할지, 더 오버할지, 아니면 유지할지, 그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
▶맞다. 정말 수위 조절이 제일 힘들었다. 처음 찍은 장면이 거짓말을 못하게 된 첫날 장면이었다. 시나리오에선 천둥처럼 소리치는 것이었는데, 그게 말이 안되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부터 그러면 그건 아픈 사람이지, 일상에서 그렇게 튀어 나오진 않을테니깐. 또 그날 하루는 아침부터 출판 기념회, 라디오 출연 등 영화 속에서 긴 하루다. 그러니 처음 톤을 어떻게 유지해야 점점 더 웃길 지, 그 수위를 조정하는 게 힘들었다.
-영화 속에서 직업이 국회의원이다 보니 '돌발영상' 같은 장면도 등장하는데. 참고한 게 있나.
▶나는 '정치알못'이라 잘 모르기도 하고, 감독님이 정말 자료조사를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대입된 게 아닌가 싶다. 누구를 롤모델로 가져왔다기보다는 종합세트라고 할 수 있다.
아예 자막으로 특정 집단과 관련 없다는 걸 넣는 게 아니라 어차피 코미디니깐 '누군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그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를 넣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물론 무산됐지만. 이제 캐릭터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이럴 때 실수하지 말아야 하는데.(한숨)
-장유정 감독과 호흡은 어땠나. '걸캅스'도 그렇고 '정직한 후보'도 그렇고 주연배우는 단지 주연이라는 것 외에 현장에서도 리더 역할이 필요한 법이었을 텐데.
▶여러 작업을 하면서 이렇게 감독과 밥을 많이 먹고, 술을 많이 먹은 게 처음인 것 같다. 어떤 게 웃길지 답이 없으니깐 다음 장면, 다음 날을 위해 계속 먹고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주연의 역할은 나보다는 같이 하는 분들의 리액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밥을 먹자고 해도, 술을 먹자고 해도, 싫다고 하면 소용이 없으니깐. 그런데 다 호응을 잘해줬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내가 뭔가 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 김무열 같은 경우는 술을 못하는데도 늘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블랙독'도 그렇고 같이 작업을 한 사람들과 관계가 매우 좋다. 관계의 노하우가 있나.
▶있죠. 일단 먹여요. 다들 생각보다 잘 못 먹더라구요. 아니면 계좌로 돈을 부쳐준다.(웃음, 농담)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덕이다. 다들 나를 잘 받아줘서 그렇다.
-'걸캅스'도 그렇고, '정직한 후보'도 그렇고, 여성 서사에 주인공이다 보니 일부에서 악플을 달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부담이나 걱정은 없다. 공격 아닌 공격을 하는데 그렇게 나한테 힘을 써줘서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무섭다. 어느 순간 (악플이)사실처럼 되거나 그래서 이미지 타격을 입으면 일을 못할 수도 있으니깐. 그래도 아니라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악플을 쏟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팬덤도 생겼고.
▶팬덤은 잘 모르겠다. 이번 영화도 여성 감독에 여성 주연이다보니 이런저런 말들이 있다고 들었다. 요즘에는 너무 한족으로 쏠리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극과 극으로 치닫는데 가운데로 왔으면 좋겠다. 서로를 인정하는 중용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정치를 잘 모른다고 하지만 정치에 대한 생각이 없지는 않을텐데.
▶사실 갑갑하죠. 잘 모르는데 답이 없으니깐. 안다고 해도 그게 진실인지도 모르고. 모르는 데 입 벌리지 말고 대본이나 열심히 보자고 생각한다. 입장이 없으니깐. 우리 영화에는 정치색이 없다. 야당, 여당, 좌파, 우파, 이런 이야기도 없고 입장도 없다. 그저 사람들의 불신이 가득한 직업 중 하나가 국회의원이니깐,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영화처럼 정직한 국회의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큰 일 난다. 정직한 정치인이 필요한 게 아니라 현명한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내 입장이다.
-영화처럼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
▶그냥 그렇게 살아야죠. 그동안 거짓이나 꾸밈 없이 살았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고 해도 두려움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을 것 같다.
-기자는 잘생겼나.
▶도토리 닮았다. (일동 폭소)
-'정직한 후보'가 천만이 되면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는데.
▶막말의 연장선상이다. 그렇다고 취소하고 싶지는 않다. 안 될 걸 아니깐 그런 공약을 걸었다고 하는데, 그냥 내버려 두고 싶다. 나중에 정말로 되면 "뻥이었습니다"라는 대국민사과를 하고 제작사 대표님이 삭발을 하기로 말을 맞춰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극장 관객이 크게 줄었는데.
▶그래도 중국 우한처럼 통제된 게 아니니깐 본인의 자리에서 본인의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일상이 멈추게 될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어떻게든 뚫고 나가야죠.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 '발동동 아줌마'로 출연하면서 영화쪽으로 필모를 쌓기 시작했는데. 이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데.
▶(봉준호 감독님이)제발 불러주셨으면 좋겠다.(웃음) 정말 좋은 소식인 것 같다. 한국영화가 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다. '기생충'으로 그런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윤활유처럼 작용해서 한국영화가 더욱 부흥했으면 좋겠다.
-점점 더 찾는 역할, 찾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 같은데.
▶제안해주는 역할들이 다양해졌다. 그 안에서 내게 원하는 것도 달라지는 것 같다. 감사하다.
-그런 작품들 속에서 선택의 기준은.
▶옛날에는 작품을 고를 때 세 가지 기준이었다. 작품이 진짜 좋거나, 만드는 사람들이 진짜 좋거나, 돈을 많이 주거나. 셋 중 하나만 맞으면 했다.
지금도 그래요.(웃음) 세 가지 외에 다른 조건을 찾기가 힘들다.
-다시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하고 싶은데 예능이 내게서 어떤 걸 원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요즘은 일인 예능이 많아지기도 했고. 라면을 끓이거나. 나도 라면 잘 끓이는데. 일인 예능도 재밌다. 예능은 보람되고 별별 이야기들이 다 담기는 것 같아 좋아한다. 내가 음식을 해서 먹이는 콘셉트면 어떨까란 이야기도 있었는데 음식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 기계치라 혼자 촬영하거나 SNS도 할 줄 모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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