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윤(38)이 드라마 'VIP'를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덕분에 그간 잘 쌓아온 '엄친아' 이미지는 툭 떨어지고 '국민 불륜남'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이상윤이 출연한 SBS 월화드라마 'VIP'(극본 차해원, 연출 이정림)는 지난 24일 종영했다. 그가 극중 맡은 역할은 박성준. 불륜남이다. 나정선(장나라 분)의 남편이자 온유리(표예진 분)와 불륜으로 매주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한껏 높인 박성준. 그래도 나름의 매력은 있었다. 이에 이상윤은 '절제'를 매력 포인트로 손꼽았다. 그는 "말 없이 속으로 감내하는 인물이 재밌었다. 물론 이것이 곪아 터질 수도 있지만, 저는 흥미를 느꼈다. 사실 '나의 아저씨' 이선균 선배의 캐릭터에 매력이 있다고 느꼈었다. 이 캐릭터와 박성준은 결이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한 느낌을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상윤은 박성준을 표현함에 있어 어려움도 있었다며 "박성준의 선택에 대해 답답했다. 과거의 선택은 어쩔 수 없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현재 이 사람이 풀어나가는 과정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극중 역할이지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하는 불륜남. 이에 연기자로 이미지에 따르는 부담 때문에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엄친아'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이상윤의 경우 이번 작품으로 인한 이미지 변화는 손해일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상윤은 이런 이미지에 부담이나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이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지 많은 분들이 '이상윤이 연기하는데 아닐거야'라는 반응이었다. 오히려 이것이 더 뒤통수를 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기존 이미지로 인해 이번 작품에서 극적 효과를 줘 만족스러워 한 이상윤이다.

'VIP'에서 이상윤의 표현한 불륜남 캐릭터는 그와 함께 호흡한 장나라, 표예진의 활약도 있어 더욱 돋보였다. 세 사람이 치고 받는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감정이 실제 이입이 될 정도였다.

이상윤은 자신과 호흡한 장나라, 표예진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장나라에 대해서 "본인 연기로 잘하면서, 상대방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능수능란했다. 그렇기에 소통하는 것이 편했다"고 했다. 또 표예진과 연기에 대해 "온유리라는 캐릭터가 감정이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센 캐릭터였다.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감정을 보여줘서 놀랐다"고 밝혔다.

두 여배우와 호흡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던 이상윤. 극이 후반부로 치달으면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욕'도 많이 들어야 했다.

이상윤은 이런 댓글들에 대해 "박성준을 욕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괜찮다'라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9~10부에서 성준의 사연이 나올 때 '조금씩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안 계셨던 것 같다. 오히려 성준에 대한 욕이 저의 연기로까지 이어졌어요. 3~4주차까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다가, 다음부터는 보지 않으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상윤은 힘을 얻게 된 댓글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어떤 분이 성준을 보고 '표현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연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다'는 답변을 남겼다. 실제로 감정이 많이 나와야 하는 장면인데, 성준이란 인물의 특성상 때문에 일부러 절제했던 것이었다. 오히려 제가 표현한 것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VIP'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상윤. 그러나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허당 매력을 소유한 맏형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상윤이 예능에 도전한 이유는 연기적인 발전을 위해서였다. 그는 "'집사부일체'도 연기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도전했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이상윤은 "예능에서 웃긴 이미지로 연기에 방해가 된다면 과감히 그만둘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예능도 연기에 방해가 된다면 그만 두겠다는 이상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끊임없이 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재밌고, 할 때마다 좋은 것 같다. 인물을 연기하고, 그 감정을 표현하면서 상대방과 교감한다. 현장 스태프들과 호흡을 맞추는 부분들도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제 어느덧 40대에 접어드는 이상윤은 드라마와 예능에서는 척척 짝도 잘 만나지만 평생을 함께 할 짝은 아직인듯 싶다. 결혼 소식이 없기 때문.

결혼 이야기를 꺼내자 이상윤은 "주변에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고 느낀다.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은 '결혼을 하고 싶냐'보다는 '평생 같이 살고 싶은 사람을 만났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고 성급하게 결혼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평생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바람은 절대 피지 않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이상윤은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진 것이 고민이다. 아마도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를 통해 얻어진 것 같다"며 "춤을 도전해보고 싶다. '집사부일체'에서 무용을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발레 공연이 너무 멋졌다"고 털어놓았다.

어느 덧 40대 중년이 되어가는 이상윤이 다음에는 어떻게 시청자들 앞에 설지,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홀릴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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