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トッケビ』のヒットから3年!映画『ユ・ヨルの音楽アルバム』に出演するキム・ゴウンにインタビュ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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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열의 음악앨범'은 왜 했나.
▶정지우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정지우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하나 보낼테니 읽어보라고 했다. 나도 종종 제안받은 작품들의 시나리오를 감독님에게 보내서 조언을 구했기에 모니터를 부탁하시나 싶었다. 오랜만에 커피 한잔 하자고 해서 만나서 이 시나리오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좋은 부분, 이해가 안되는 부분, 이런저런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정지우 감독님이 "네가 하게 되면 어떨 것 같냐"고 하시더라. 순간 무슨 의미지? 같이 하자는 것인가, 생각했다. 감독님이 "이 시기의 고은을 잘 담아내고 싶고, 잘 담아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정지우 감독이 지금 김고은을 담고 싶다고 한 건 어떤 의미인가.
▶직접 물어본 건 아니지만, 가끔 감독님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예전이랑 얼굴 느낌이 달라졌다고. 조금 성숙해진 사람의 느낌이 풍겨져 나온다고. 지금이 지나면 다시 또 달라질 것이라고. 그래서 지금 이 시기의 김고은을 담고 싶다고 한 것 같다.
-원래 초고에선 지금과 결말이 달랐다. 김고은이 맡은 미수가 현우(정해인)가 아닌 금수저 출판사 사장 종우(박해준)를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이해가 안된다고 했나.
▶그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 중간중간 두 사람이 긴 시간 떨어져 있는데 어떤 조치도 없이 그렇게 감정이 지속 될 수 있는지도 이해가 잘 안 갔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고, 스스로 고민해봤다.
아마도 이 친구(미수)가 자존감이 많이 무너져 있어서 그렇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현우는 미수가 어릴 적에 만나 호감을 갖고 있던 친구다. 그 친구를 계속 못 잊어 한다기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싶을 때 오는 공허함 같은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친언니 같은 언니랑 빵집을 운영하다가 대학을 갖고 취직을 하려 했지만 원하는 곳에 하지 못했다. 계속 안정된 삶을 찾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다. 그래도 공허하다. 이대로 되는 걸까 싶고. 그럴 때 처음 만난 순간부터 특별했던 현우를 다시 만나게 되고, 그 공허함을 그로 인해 채워지는 게 아닐까 싶었다. 현우가 과거 이야기를 툭 던졌을 때도 강렬했고, 비 오는 날 같이 밖을 바라볼 때 어색한 분위기에서 한순간 서로의 표정이 바뀐다. 이런 소중한 기억들이 그를 다시 만날 때 빈자리를 채워준다고 생각했다.
-김고은도 자존감이 무너졌던 시기가 있나. 그래서 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고.
▶난 원래 고민을 깊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멘탈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자존감도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론 단순하고. 그런데 여러 일을 겪으면서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깐 괜찮아,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것들이 어느 순간 몰려오더라. 난 자기 학대 스타일이다. 넌 힘들 자격도 없어, 이렇게 몰아붙이는 스타일이다. 돌이켜보면 그때 스스로를 인정해주고 그랬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다가 이준익 감독님과 '변산'을 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했다. 정말 행복했고, 힐링했다. 그런 시기를 지난 뒤 막 '유열의 음악앨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훨씬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존감이 낮아질 때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누군가와 비교를 하면서 더 그렇게 되는 법인데.
▶살면서 누군가와 날 비교해 본 적이 없었다. 비교하는 순간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자존감이 낮아지니깐 비교하게 되더라. 그래서 슬펐다.
미수도 분명히 그랬을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렇지, 왜 이것밖에 안되지, 그랬을 것이라 생각했다. 미수가 현우가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게 돼 전화를 하게 됐을 때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목소리가 밝지 못하다. 그건 그때 미수 자존감이 바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을 현우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을 때 현우랑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그때는 미수가 자신의 재능을 조금은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어느 정도 회복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우에 대한 마음을 더 표현하게 됐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미수에겐 불안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현우와 헤어지게 되는 것도 결국 불안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나.
▶미수는 발을 땅에 붙이고 살고 싶고, 안정적이게 살고 싶어한다. 그래서 현우와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어서 노력하고. 결혼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도 그런 이유고. 그렇지만 현우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너무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자기 안의 불안함이 드러나면서 결국 떠나게 된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의 결말은 분명 상업적으로 안전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떠났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었을까. 미수가.
▶미수가 한 단계 더 성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맹목적으로 사랑을 찾아 돌아온다기 보다는 관계의 끈을 다시 놓지 않으려 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에게는 굉장히 큰 용기를 낸 것이다. 그 뒤의 삶은 여전히 불안함은 있겠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어떤 부분을 포기하려 용기를 냈다고 생각했다. 뭔가를 원하면 뭔가를 포기해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정지우 감독은 어떻게 디렉션을 줬나.
▶감독님은 뭔가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분이 아니다. '은교' 때 그래서 그 부분이 엄청 감사했다. 테두리를 쳐주시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넓게 해주고 풀어준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단번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지점이 있기에 더 많이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두 번째다 보니 보다 빨리 알아챘다.
-정해인은 정지우 감독과 첫 작업이라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나.
▶음. 정확히 감독님이 무슨 뜻으로 말했는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감독님은 사소한 순간을 캐치해서 본인들만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이야기하기에 남이 뭔가를 이야기할 수도 없다. 예컨대 감정의 상태를 바꿔 볼까요? 전사를 바꾸면 어떨까요? 라는 식이다. 그렇기에 정해인과는 서로에게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90년대가 배경이고, 당시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감성들이 이해가 되던가.
▶고등학교 때 워낙 루시드폴을 좋아했다. 이소라님 노래도 좋아했고. 대부분 아는 노래들이었다. 감성은 세대가 다르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여전히 20대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지금처럼 바로바로 연락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감정은 비슷하리라 생각했다.
예컨대 현우와 첫 뽀뽀하는 장면에서 그 뒤 미수의 표정을 보고 정해인이 한참 웃었다. 미수가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최대치의 표정이었으니깐. 그런 감성이 지금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라디오는 즐겨 들었나.
▶그렇지는 않았다. 라디오를 즐겨듣던 세대는 분명 아니다. 다만 난 손편지를 쓰는 걸 좋아했다. 중학교를 전라도 광주에서 다니다가 고등학교를 분당으로 홀로 왔다. 친구들과 다 떨어졌다. 메일도 보내고 전화도 했지만, 손편지를 많이 써서 보냈다. 그렇게 사연을 써서 보내는 느낌은 닮았지 않았나 싶다.
-정해인과 '도깨비' 이후 다시 호흡을 맞췄는데.
▶너무 반가웠다. 한 번 마주쳤던 배우와 다시 작업을 하는 게 아무래도 더 친근할 수 밖에 없으니깐. 정해인은 '도깨비' 이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하면서 성장했다. 시청자로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해인은 인터뷰에서 "지금은 김고은과 연애 중"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면서요"라고 했다.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고 하더라.(웃음) 연애는 아닙니다. 아니에요. (웃음)
-멜로 연기를 하더라도 딱 붙는 상대가 있을테고, 그렇지 않은 상대가 있을텐데. 정해인은 어땠나.
▶음. 연기를 할 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 호흡이 더 잘 만들어지는 것 같다. 정해인은 그런 사람이고 그런 배우다. 음. 이런 적이 있다. 촬영장에 해외팬이 구경하다가 정해인을 보고 "'도깨비' 나온 배우가 아니냐"고 했다더라. 그랬더니 정해인이 "'도깨비' 주연배우가 저기 있다"며 내가 분장을 받고 있던 곳을 안내한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이다.
-영화로 흥행의 단맛을 맛 본 적이 별로 없는데. 갈망하나.
▶갈망한다. 전에는 선배님들과 많이 하다 보니 그 무게감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작품에서 내 역할을 충분히 잘 하는 것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선배님들이 맏았던 그 책임감이 왔다. 좋은 작품을 만들자고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서 같이 했는데 일주일만에 극장에서 내려가면 너무 허탈하다. 죄송하고.
-오래 연애를 지속하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던데.
▶촬영 감독님 중에는 13년 동안 연애하다가 결혼하신 분이 있다. 나는 그렇게 길게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내 어린 시절부터 다 봐온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니깐. 점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시 감정을 시작하는 게 버겁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부럽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정해인과 베드신 같은 키스신을 찍었는데. 그 장면에서 김고은의 눈 연기가 무척 좋던데.
▶롱테이크로 15분간 찍었다. 배우들 뿐 아니라 촬영감독님 등등 스태프들이 모두 힘든 자세로 숨소리조차 내지 않다가 "컷" 소리와 함께 와르르 무너져서 박장대소를 했다. 다들 15분 동안 한 번에 찍을지 모르고 찍었으니깐. 정해인과 서로 긴장을 많이 했다. 감독님은 별 말씀이 없으셨다. 동선을 짜준 것도 없고, 액션을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 그저 두 사람이 준비가 되면 들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다. 배우들이 만들게 하셨다.
-출판사 사장으로 나온 박해준과는 어땠나.
▶너무 좋고 재밌었다. 한예종 선배님이신데 정말 유쾌하고 재밌는 분이셔서 현장이 너무 즐거웠다.
-박해준과 같이 탄 차를 정해인이 달려서 쫓아오는 장면이 있다. 미수가 내려서 정해인에게 "뛰지마, 그러면 다쳐"라고 한다. 여러 감정이 함축돼 있는 말인데. 원래는 어떤 대사였나.
▶대사를 줄였다. 원래 대사는 더 만나지도 못하겠고 헤어지지도 못하겠다, 더 만나도 못 살 것 같고, 헤어져도 못 살 것 같다라는 내용이었다. 정지우 감독님과 바닥에 주저앉아서 상의했다. "이 대사 어때?" "좋아요." "줄일까?" "줄여볼까요?" 이러면서 결론을 냈다.
-미수는 현우가 미수에게 만큼은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굳이 찾아가서 확인하는데. 왜 갔다고 생각하나.
▶나도 미수가 왜 갔을까, 나라면 안 갔을텐데, 여러 번 생각하고 감독님과 이야기했다. 학인보다는 답답한 마음에 가지 않았을까 싶다. 더 이상 현우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싶고, 그의 인생에서 어두운 면이 끊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 누나를 만나서 "현우가 그런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
-친언니 같은 은자 역으로 나온 김국희는 어땠나. 연기가 매우 좋덨데.
▶정말 정말 너무 좋았다. 사람도 좋고, 호흡을 주고 받을 때도 너무 좋았다. 내가 탁 하면, 이만큼 이만큼 받아준다. "가족 맞아"라고 내가 대사 했을 때 그녀의 표정을 보고 울컥했다. 그렇게 리액션으로 울컥 울컥했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다음 작품은.
▶윤제균 감독님의 '영웅'이다. 세 곡을 부르는데 다 솔로곡이다. "아아아~" 이렇게 부르는 대곡이라 엄청 연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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