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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INTERVIEW

イ・ビョンホンインタビュ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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イ・ビョンホンインタビュー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은 380여년 전 이 땅에서 벌어진 치욕의 역사를 다룬다. 1636년 인조 14년의 병자호란. 유난히 춥고 배고팠던 그 겨울, 청의 대군에게 둘러싸여 남한산성에 갇힌 채 물러서지도 나아가지도 못한 조선의 조정에선 어떻게 살 것인가, 혹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처절하지만 격조 있는 말과 말의 싸움. 배우 이병헌(47)이 그 한 축을 담당했다. 진정 백성을 생각한다면 치욕을 감수하더라도 청과 화친을 맺고 살아남아야 한다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을 맡았다.

5년 전의 추석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뜻하지 않게 왕이 된 광대가 되어 대체 왕이 무어냐 반문하던 그는 '남한산성'에서 왕을 향해 '임금이 무엇이옵니까' 묻는 신하가 되었다. 참담함을 끌어안고 울분을 눌러 담은 채 던지는 이병헌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묵직하고도 처연하다. 애드리브조차 할 수 없는 말의 향연,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충절의 대결에 끌려 '남한산성'을 택했다는 그는 채 먹먹함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남한산성'은 애드리브라곤 할 수 없는 작품이었을 것 같다.

▶애드리브가 전혀 없었다.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조심스러웠다. 사실 이게 더 편하다. 워낙 글이 훌륭하기 때문에 온전히 거기에만 의존해서 연기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

-말의 싸움이라 대사량이 엄청난데.

▶초반 시나리오를 보고 리딩을 했을 때부터 힘든 어휘도 많고 생경한 단어도 많아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긴장했던 것 같다. 남달랐던 것 같다. 다 소화해야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는지 외우는 게 특별히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김윤석과 절정으로 치닫는 싸움을 하는 신은 길기도 하지만 워낙 중요한 신이라 모두 긴장한 상태로 준비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나다를까 그 신을 찍을 땐 모두가 제대로 긴장하고 날이 제대로 선 것 같더라. 촬영 땐 정작 저나 김윤석보다 더 긴장한 게 (인조 역) 박해일 같더라. 해일씨는 대사할 때 중간중간 받아쳐 주거나 앞에 있어야 했다. 두 사람이 이 중요한 연기를 하는데 자기가 받아치면서 실수할까봐 긴장하더라. 다 끝나고 해일씨가 피곤해 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특히 생각나는 대사가 있나.

▶워낙 좋은 대사가 많다. 뒤풀이에서도 그렇고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상헌은 충신이니 버리지 마십시오', '저는 이제 만고의 역적입니다' 같은 것인데 저는 어제 영화를 보면서 다른 대사가 다가왔다. 칸에게 '저희 백성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다. 명길의 키포인트였고, 그래서 저에게는 울림이 더 컸다.

-캐스팅이 특히 쟁쟁하다. 더욱이 조우진 외엔 모두 처음 만났다고.

▶아무래도 작품과 배우들의 조합을 보게 되지 않나. 기대감 긴장감 반반이었다. 처음 호흡을 맞추고, 나와 과연 어떤 케미스트리가 있을까에 대한 걱정 반 기대 반. 설렘도 있고 과연 우리의 케미스트리가 맞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그런 것들이 뒤섞인 묘한 흥분이 있었다. 누군가 배우들을 작품에서 만나기가 생각보다 힘들다고 하더라. 공감한다. 신인도 물론이지만 저보다 오래 하신 분들도 보지 못한 분이 너무 많다.

-김상헌 역 김윤석과 내내 팽팽하게 대립하는 모습이다.

▶연기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저 혼자 생각했던 것은 목소리가 되게 크시구나 생각했다. 목소리가 정말 쩌렁쩌렁 울리시더라. 그건 어떤 면에서 부러운 부분이었다.

저와 같이 하는 신이 있다. 저도 심지어 연기할 땐 못 봤다. 마주보지 않고 왕을 향해 이야기하지 않나. 상대에게 하는 소리라도 왕에게 해서 쿠션으로 가게 한다. 대사 소리만 들리지 상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못보게 된다. 영화를 보는데 그 장면에서 '한 나라의 군왕이'라고 하면서 던지는 대사의 표정이 너무 가슴에 확 꽂히더라.

-김윤석과 만나니 어땠나.

▶그 전에는 몰랐다가 정말 열이 많은, 뜨거운 배우구나 생각했다. 대사를 막 하다가. 김윤석씨가 이야기했지만 낯선 단어들이 많고 게다가 사극이 처음이고 하시니까 그 단어를 외우고 그걸 막 입으로 열이 받아 나오는 상황이 나오기에 힘들다고 매일 말씀하셨다. 매일매일 그 이야기를 하셨는데 혀가 꼬여서 NG가 나면. 황동혁 감독은 한 두 테이크에 끝낸다. 찾는 게 나오면 '더'가 없다.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자기 자신에게 막 화를 내시더라. 역시 열이 많으신 배우구나. 흥분되고 막 격정적인 신이니까. 컷 했는데도 그것이 고스란히 오는 것을 보면서 한없이 감정을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뜨거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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