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22)은 연신 고민이 많은 표정이었다. 지난 2일 영화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 언론배급 시사회에서도, 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도 뭔가 머릿속에 물음표를 떠올린 모습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행히도(?) 심은경의 고민은 아주 심각하거나 하진 않았다. 배우라면 가질 법한 고민이었고, 단지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쉽지 않을 뿐이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연기 생활을 시작해 벌써 활동한 지도 13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고민은 당연하지만, 올해 이제 22세가 된 심은경에겐 상대적으로 이 고민이 빨리 찾아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은경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널 기다리며'에서 자신의 아빠를 죽인 살인범을 쫓는 소녀 희주를 연기했다. 심은경 배우 인생에 있어서 터닝 포인트라고 해도 될 만큼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었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도전은 그 자체로 배우로서 기회였지만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연기 톤 조절 등 희주를 연기하며 생각해야 할 것이 적지 않았다.

"지금 제가 연기한 것이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을 촬영 내내 정말 많이 했어요. '널 기다리며' 포스터 속 제 모습도 괜찮게 나왔는지도 궁금했고요.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 알지 못했던 몇몇 신들을 소화하는 것도 쉽진 않았는데 그 노력이 영화에서 조금 안 비쳐져서 아쉽기도 했어요."